[오수록 수사의 詩] 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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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로 한 마리
허공을 가르며
희끗한 날갯빛을 털어 올리는 순간
고인 웅덩이 위로
은은히 번져가는
잔물결의 둥근 숨결
어둠이
제 깊이를 가만히 드러내는 곳
그 칠흑의 적막을 건너
오래도록 웅크려 온
‘나’라는 이름의 연한 숨결을 찾아와
비로소
안쪽에서부터
아주 천천히
등불을 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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