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록 수사의 글] 사람살이에 지녀야 할 세 가지 보배가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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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배’라는 말, 참 좋습니다. ‘보배롭다’라는 말은 아주 귀하고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형용하는 단어입니다. ‘당신은 나의 보배!’라는 말을 들으면 가슴이 설렙니다. 세상에는 보배로운 것들로 가득합니다. 세상은 복잡한 관계망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관계가 좋고 편안하면, 상대가 사람이든 사물이든, 사랑스럽고 소중하고 보배스럽게 다가옵니다. 노자는 말합니다. 세상에는 보배로운 것이 세 가지나 있다구요.
나에게 세 가지 보배가 있으니, 그것들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첫째는 사랑[慈]이요. 둘째는 검소함[儉]이요. 셋째는 감히 세상을 위하여 앞으로 나서지 않음[不敢爲天下先] 이다. 사랑이 있기 때문에 용기를 낼 수 있고, 검소하기 때문에 널리 베풀 수 있고, 감히 세상을 위하여 나서지 않기 때문에 지도자가 될 수 있다. 지금 사람들은 사랑을 버리고 용감해지려고 하고, 검소함을 버리고 널리 베풀려고 하며, 뒤로 물러섬을 버리고 앞에서 이끌려고 하니, 이것은 바로 죽음이다. 사랑을 가지고 싸우면 이기게 되고, 사랑을 가지고 지키면 견고할 수 있다. 하늘이 만물을 구제하는 것도, 이 사랑을 가지고 하는 것이다. (『도덕경』 67장)
노자의 삼보(三寶)는 ‘자(慈), 검(儉), 후(後)’입니다. 사랑하는 것을 ‘자’라고 하고, 사물을 아끼고 소박하게 사는 것은 ‘검’이라고 하고, 항상 남의 앞에 서기보다는 자신을 낮추고 뒤로 하는 것을 ‘후’라고 합니다.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잘못된 것을 보면, 그것을 부정하고 적극적인 대안을 제시할 용기를 낼 수 있습니다. 그 용기는 진정한 인간애(人間愛)에서 나옵니다. 스스로 검소함을 삶의 본분으로 삼기에 사치스러운 사람을 질시(疾視)하지 않습니다. 그 검소함은 영적인 가난에서 나옵니다. 자신을 낮추고 겸손하기에 언제나 타인을 앞세울 줄 압니다. 아낌없이 자신을 선물로 내어줄 줄 아는 배려입니다. 위의 세 가지 보배, 모두가 눈에 보이거나 만져지는 물건이 아닙니다. 그것들은 저마다 소중한 영적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보이고 만져지는 것들은 바닷가의 모래알처럼 수가 많아도 참된 보배가 될 수 없습니다.
사랑은 두려움을 모릅니다. 사랑인 까닭에 용기를 낼 수 있습니다. 온몸과 정신이 사랑인 사람은 어떤 상대방도 적(敵)이 될 수 없습니다. 원수까지도 사랑할 수 있습니다. 검소한 사람은 과도하게 욕심부리지 않습니다. 자신이 지금 가진 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줄 아니까요. 영적으로 가난한 사람은 어디에 처해도 불평불만이 없습니다. 그곳이 마치 아버지 집인 것처럼 편안하기 때문입니다.
노자가 『도덕경』에서 보배로 여긴 삼보(三寶)는 특별히 눈여겨 볼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모두가 관계적이라는 사실입니다. 나와 상대와의 관계가 원만할 때는 상대가 보배로 느껴지겠지만, 일단 관계가 뒤틀리게 되면 금방 복병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사람은 관계가 힘들어지면 마음속에 갈등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갈등 중에 자유의지가 발동합니다. 미움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사랑을 선택할 것인가! 이 모든 것을 나의 의지가 선택하고 결정하게 됩니다. 그 결과가 선(善)이든 불선(不善)이든 반드시 이에 대한 책임이 따르게 됩니다.
노자는 ‘사랑을 가지고 싸우면 이기게 되고, 사랑을 가지고 지키면 견고해 진다’고 말합니다. 혹여, ‘관계가 어려워 미움이 올라올 때라도, 사랑을 선택해야 한다’고 노자는 우리에게 말해 주는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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