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오상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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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요한복음이 말하는 예수의 죽음 이후
아리마태아 출신 요셉이 빌라도에게 가서
예수의 시신을 내 달라고 청하는 이야기는
네 개 복음서에 다 있다(마르 15,43; 마태 27,58; 루카 23,52; 요한 19,38).
그러나 요한에서는
그에 앞서 예수의 시신을 치우라는
유다인들의 요청이 있다(요한 19,31).
마르코와 루카도
예수가 죽은 날이 안식일 전날인 준비일이었다고 말하지만(마르 15,42; 루카 23,54)
그 사실이 요한에서는
유다인들이 예수의 시신을 치우라고 청하는 계기가 된다(요한 19,31).
그리고 준비일을 강조하는 것처럼
이 부분의 끝에서 요한은 한 번 더 준비일을 언급한다(요한 19,42).
3.1. 안식일까지 촉박한 시간
예수가 죽었을 때는
안식일이 곧 시작할 무렵이었다(루카 23,54).
요한에서 유다인들은 율법을 지키는 것에 대해 걱정한다.
율법은 “죽을 죄를 지어서 처형된 사람을 나무에 매달 경우,
그 주검을 밤새도록 나무에 매달아 두어서는 안 된다.
반드시 그날로 묻어야 한다.”고 말한다(신명 21,22-23).
밤이 되기 전에 시신을 십자가에서 내려야 한다.
예수의 경우 더 특별히 급했다.
이튿날이 안식일이었고,
더욱이 큰 축제일이었기 때문이다(요한 19,31).
곧 안식일이 시작될 것인데,
그 전에 내리지 못하면
안식일 다음 날까지 시신은 나무에 매달려 있을 수밖에 없다.
시신을 십자가에서 내리기 전에
먼저 못 박힌 사람들이 죽었어야 한다.
요셉이 빌라도에게 예수님의 시신을 청했을 때,
빌라도는 예수가 벌써 죽었을까 의아하게 생각했다고
마르코는 전한다(마르 15,44).
마르코에 따르면
예수는 아침 아홉 시에 십자가에 못 박혔는데(마르 15,25),
십자가에 못 박힌 사람이 죽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요한에서 유다인들도 같은 생각을 한다.
마르코보다 더 늦은 시간에
십자가에 못 박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 예수가 유죄 판결을 받은 시간이 요한에서는 12시이다 –,
십자가에 못 박힌 사람들이 아직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유다인들이 생각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래서 그들은 십자가에 못 박힌 사람들이 빨리 죽게 하려고
그들의 다리를 부러뜨리라고 빌라도에게 청한다(요한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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